정치 정치일반

[2012 입법 및 정책 제안대회 수상작] 심사총평/권영설 중앙대 교수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07 17:32

수정 2012.11.07 17:32

[2012 입법 및 정책 제안대회 수상작] 심사총평/권영설 중앙대 교수

이번 제안 공모에 총 126건, 205인의 제출자가 참여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학생과 일반인이 4대 1의 비율로 참여하는 등 일반인의 관심도가 전례 없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다. 수상자군에서도 일반인이 3개 분야의 상을 차지했다.

이번 심사는 3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첫 단계 심사는 형식적 요건에의 부합도를 주로 점검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국회입법조사처의 정치행정, 경제산업, 사회문화 영역 등 12개 팀별로 전문성에 바탕을 둔 면밀한 심사가 이루어졌다.

이를 통과한 제안서들은 정부·학계 및 언론계 전문가들에 의해서 심층평가를 거치는 등 공정한 심사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심사항목과 기준은 창의성에 가장 배점을 높이 뒀으며 효율성, 실용성, 적용범위 등 여러 요소를 통해 면밀히 검토됐다.

그 결과 제3차 심사에는 총 17건의 제안서들이 추천돼 지난달 25일 최종 심사회의를 열고 대상과 최우수상을 포함한 8편을 가려내게 됐다.

상당수 제안서들이 제안자 자신이 처음에 겪었던 고충이나 애로점 또는 사회적으로 널리 쟁점화된 사항들을 입법 또는 정책안으로 제시했다.

생활 속에서 겪은 문제나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쟁점사안들은 대체로 설득력이 높다. 외국의 사례 및 입법례를 단순히 소개하거나 우리의 경우와 비교를 통해 나름대로 제안서를 구성하는 등 신선한 방안 또한 적지 않았다. 문화적 토양이 다른 외국의 법제, 그리고 우리의 거버넌스에 적합하지 않은 방안과 논리들을 담은 제안서도 가끔 눈에 띄었던 것은 사실이다.

물론 우리보다 앞서가는 국가가 걸어간 길을 우리 또한 밟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참고할 필요는 당연히 있으나 선진국 제도와 운영의 단순모방 또는 따라잡기(catch-up)는 이제 우리가 벗어나야 할 단계에 접어들었다. 창의적이며 선도적인 법과 정책을 개발하는 것은 비단 국회와 정부의 몫만은 아님이 분명하다. 학부생, 대학원생 및 전문대학원생, 그리고 일반국민 또한 이 제안대회 같은 행사에 적극 참여하도록 이 기회를 빌려 부탁드리고 싶다.

학부생이 작성한 '사각지대 해결담당 실버돌보미제도 도입안'은 우선 창의성이 돋보였다. 동시에 제안의 적실성이 충분히 인정되며 지역과 계층을 가리지 않고 타당할 전국적 적용을 겨냥한 사례로 다른 제안서들보다 특별히 눈에 띄었다.

'학술 eBook 수서 선진화 정책'은 교육 및 연구 분야에 그 적용가능성이 대단히 큰 경우로 잘 짜인 제안서 구성과 내용이 두드러져 심사원 전원이 고르게 그 우수성을 인정한 수상작이었다.

'확정일자의 실효성 극대화 방안'은 이론적 및 논리적 구성이 우수한 제안서였고 '성폭력 범죄자의 신상정보 고지 방법 변경을 통한 세금 절감 및 이를 활용해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경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부방안'은 점증하는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게끔 독창적 정책안을 구성한 일반인의 응모사례로 내용의 실현가능성보다는 그 참신성과 방법론이 특히 주목을 끌었다.

오늘날 크게 부각되고 있는 현실 문제를 다룬 것과 다가오는 내일의 문제, 특히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책 등을 읽고 토론하면서 심사위원 모두는 이 시대의 대학생과 젊은 세대 그리고 일반 시민 여러분들의 고민과 현실인식, 미래에 대한 기대 등이야말로 입법과 정책개발에 있어 더없이 소중한 밑거름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세 번째로 이어진 이번 행사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제안된 내용의 높은 수준과 입법안 및 정책안이 지향하는 목표와 효과를 심사과정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쪼록 해를 거듭할수록 창의성이 빛나고 완성도가 높은 국민참여형 제안들이 계속 알차게 개발돼 우리 국회와 정부에 더욱 더 신선한 자극을 주게 되리라 믿는다.
다시 한 번 오늘 수상하실 여러분들에게 이 기회를 빌려 먼저 축하를 드린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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